[심층분석]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50곳, ‘자회사’ 득실 해부(上)
연결기준 몸집 불리기 ‘성공’…50곳 중 44곳 외형 힘 보태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회사가 외형을 키우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다. 보통은 박리다매를 통해 몸집을 불리는 일반적인 ‘경영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쉬운 일 같지만, 여기에 투입되는 돈과 인력은 기업의 수익성을 가를 정도다.

또 다른 방법도 있다. 바로 돈이 될 만한 기업을 밑에 두고 이를 키워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보통 원료 공급이나 판매유통을 맡기면서 수직 계열을 통한 몸집 키우기다.

다만, 이는 기업의 장부에 기록할 때 조건이 따른다. 반드시 ‘연결기준’에 한해서만 반영해야 당초 목표대로 매출이 잡힌다. 반대로 말하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서 확인할 수 있는 ‘별도기준’은 자회사의 실적이 빠져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이렇게 연결기준에서만 보여지는 외형이 자회사의 매출을 통해 어느정도 재미를 보고 있을까.

<메디코파마뉴스>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2022년 상반기 보고서를 토대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50곳의 연결기준과 별도기준 차이에 따른 제약사별 득과 실을 분석했다.

≫ 잘 키운 子 회사 하나, 열 품목 안 부러워

제약바이오사들은 대체로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화장품, 해외현지법인, 판매유통 기업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업이 보유한 자회사 수는 평균 6개사였다. 가장 많은 자회사를 두고 있는 곳은 차바이오텍으로 57개사를 연결 자회사로 가지고 있었다.

연결기준에 따라 자회사의 실적이 모회사의 외형에 힘을 보탠 곳은 50곳 중 44곳으로, 전체의 88%에 달했다.

올 상반기 기준 자회사로 인해 매출액에서 1,000억 원 이상 득을 본 곳은 한국콜마(자회사로 인한 매출증가 5,279억 원↑, 총매출비중 57.8%), 차바이오텍(3,804억 원↑, 95.2%), 광동제약(2,859억 원↑, 42.4%), GC녹십자(2,533억 원↑, 30.1%), 한미약품(1,736억 원↑, 27.2%), 삼성바이오로직스(1,477억 원↑, 12.7%), 셀트리온(1,101억 원↑, 9.6%) 등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자회사의 매출이 더 컸던 한국콜마의 경우 별도기준으로 보면 상반기 매출 규모는 3,852억 원에 불과했다.

이를 연결기준으로 확장해 종속 자회사의 실적까지 합쳐서 보면 이 회사의 매출 규모는 9,131억 원으로 늘어났다. 자회사인 HK이노엔의 매출이 모회사의 실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HK이노엔은 올해 4,3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 화장품을 제조, 판매하고 있는 콜마코스메틱스도 694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한국콜마의 외형 성장에 힘을 보탰다.

이 외에도 자회사로 인해 외형이 커진 곳은 씨젠(매출 증가 규모 827억 원↑, 14.3%), 일양약품(679억 원↑, 40.2%), 에스디바이오센서(568억 원↑, 2.6%), 대웅제약(545억 원↑, 8.8%), 동국제약(466억 원↑, 13.9%), 유한양행(281억 원↑,3.1%), 휴젤(258억 원↑, 19.5%), 삼천당제약(251억 원↑, 28.2%), 에스티팜(208억 원↑,23.6%), 보령(183억 원↑,5.1%), 유유제약(166억 원↑,23.7%), 휴온스(163억 원↑,6.8%), 대화제약(151억 원↑,24.2%), 대원제약(139억 원↑,5.9%), 동화약품(125억 원↑,7.3%), SK바이오팜(103억 원↑, 10.9%) 등으로 조사됐으며 이들 기업은 자회사로부터 매출 성장에 100억 원 이상 기여받은 곳들이었다.

≫ 별도-연결 한 끝 차이, ‘1조 클럽’ 명단 결정 지어

올해 매출 1조 클럽에 들어갈 기업으로는 모-자회사를 합친 상반기 5,000억 원 이상인 기업을 예상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연결기준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상반기 연결 매출기준 2조1,835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1조1,627억 원), 셀트리온(1조1,467억 원), 한국콜마(9,131억 원), 유한양행(8,938억 원), GC녹십자(8,402억 원), 종근당(7,074억 원), 광동제약(6,741억 원), 대웅제약(6,204억 원), 시젠(5,799억 원) 등 11개사가 해당됐다.

하지만, 별도기준으로 보면 올해 제약바이오기업의 ‘1조 클럽’ 전망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모회사가 올 상반기 5,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곳은 에스디바이오센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등이다. 이들 기업은 별도기준 만으로도 1조 클럽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곳들이다.

반면, 광동제약(3,882억 원), 한미약품(4,646억 원), 씨젠(4,972억 원) 등은 상반기 5,000억 원 매출 반환점을 넘기지 못하고 이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 같은 공시, 다른 잣대…시장 참여자 비교에 ‘혼란’

제약바이오기업의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공시 준수 실태의 민낯도 드러났다. 일부 기업의 경우 ‘연결기준’으로 공시하는가 하면 어떤 곳은 ‘별도기준’을 내세우며 기업별 잣대가 제각각이었던 것이다.

이는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보면 같은 기준으로 기업별 실적을 비교하기 어려운 만큼 혼란을 부추길 수밖에 없는 것.

연결기준은 기업이 종속된 자(子) 회사까지 하나의 회사로 보고 재무제표를 작성한 것이다. 반대로 별도기준의 경우 종속회사를 제외하고 해당 기업의 실적에 대해서만 언급하게 된다.

종속회사는 지배하는 모(母) 회사가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거나 50% 미만이더라도 실질적 지배력을 갖는 경우를 말한다. 단, 종속회사와 지배회사 간 연결된 ‘내부 거래’는 합산되지 않고 재무제표에서 제외된다.

한편, 현재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은 연결기준을 주된 재무제표로 하고 별도 재무제표는 보충적으로 기록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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